제목마귀들과 싸울지라 (찬송가 348장)

영적전쟁에서 마귀와 담대하게 싸워 승리해야



 보통의 경건하고 은혜로운 분위기의 찬송들과 달리 마귀에 대적해 싸우라는 직설적이고 전투적인 가사가 우리에게 도전을 주는 이 찬송가는 앞서 다루었던 찬송들과는 다른 특징적인 사항이 있다. 콘트라팍투어(Kontrafaktur)라고 하여 일반적으로 종교적 가사를 민요나 민간 음악 등 비종교적인 가락에 얹어 찬송을 만드는 것이다. 루터의 종교개혁 당시 정통 가톨릭 미사의 라틴어로 된 난해하고 회중들이 알 수 없었던 찬양을 더 많은 회중들에게 은혜를 끼치고자 루터가 회중이 이미 알고 있는 민요나 대중가요의 곡조에 찬송시를 부르게 했던 데에서부터 본격화 됐다.

 그 중 하나인 ‘마귀들과 싸울지라’는 미국의 필라델피아에서 존 스테프라는 사람이 소방대원으로 있는 친구의 부탁으로 1852년에 소방대원 행진곡으로 작곡했는데 그 뒤 이 가사를 캠프집회에서 ‘Oh, Brothers, Will You Meet Us on Canaan’s shore?’(오 형제여 가나안의 행복한 강가에서 만나야죠?)로 바꿔 부르게 됐고 캠프 전도 집회를 통해 전국에 퍼지게 됐다. 그러다 남북전쟁이 벌어지자 경쾌하고 쉬운 멜로디 때문인지 남군은 남군대로, 북군은 북군대로 이 곡조에다 군가 가사를 붙여 불렀고, 1861년 여류시인 줄리아 하우가 ‘재림주(再臨主)로 오시는 주님’을 찬양하는 찬송시를 써서 이 곡에 붙여 19세기 미국 찬송가에 거의 다 실렸을 뿐 아니라 오늘날 미국에서 널리 불리우는 ‘Battle Hymn of the Republic’(공화국 전승가)이 됐다. <우리 주님 영광 중에 이제 재림하신다 / 분노의 포도주를 모두 밟고 오신다 / 심판주의 번개 같은 칼이 번뜩이누나 예수님 오신다 / <후렴> 영광, 영광 할렐루야! / 예수님 오신다>

 그러나 우리 찬송가에 실린 가사는 이 가사가 아닌 일본의 미다니 다네끼지 목사가 붙인 ‘마귀들과 싸울지라’의 가사다. 찬송가 294장 ‘하나님은 외아들을’, 찬송가 350장 ‘우리들이 싸울 것은’의 작사자이기도 한 미다니 목사는 일본 홀리네스교단 초창기 찬송가를 편집한 사람으로서, 미국 선교사 페리 목사에 의해 전도 받은 아버지의 영향으로 자연스럽게 기독교 신자가 되었다. 그는 좋은 직장인 외국상사에서 통역을 하며 살다 선교사의 간청에 의해 전도 사업에 뛰어들게 되었다. 당시 불교인들의 극심한 핍박 속에서도 자신의 재능을 살려 아코디언을 연주하고 찬송을 부르며 노방전도를 했는데 그 찬송을 듣고 모여드는 수많은 아이들을 보며 사람들이 금세 복음을 배울 수 있도록 <창가(唱歌)>를 만들기로 결심하고 <복음창가(福音唱歌), 1901>를 출판하게 됐다. 그 중 한 곡이 바로 오늘 소개한 ‘마귀들과 싸울지라’인데, 미다니 목사는 먼저 여러 경로를 통해서 불리어지고 있었던 이 곡을 선교사로부터 소개받고 그 곡에 누구든 쉽게 따라 부를 수 있지만 영적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다른 찬송에서 잘 쓰지 않는 마귀들과 싸움, 심판, 멸망이라는 조금은 과격하고 직설적인 표현으로 작사했다고 한다. 우리의 삶 속에서 실질적으로 우리가 마주한 영적전쟁 가운데 미다니 목사의 고백처럼 우리는 담대하게 마귀와 대적하여 싸워야 한다. 세속의 가사가 붙어 떠돌아다니던 이 곡조에 은혜의 찬송시가 붙어 세상과 구별된 귀한 찬송이 된 것처럼 이 세상에 살지만 하나님의 승리를 날마다 선포하는 구별된 저와 여러분이 되시기를 기도한다.


 


김정무 목사(찬양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