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559장 (통 305장) 사철에 봄바람 불어 잇고



시: 전영택(1894-1968)     곡: 구두희 (1967)


 양평에 사는 행랑아범은 가난에 찌들어 고생하며 살았다. 밥이라도 얻어먹을 수 있도록 자신의 큰 딸을 이웃집으로 보냈다. 본인은 형편이 더 어려운 형을 도우러 시골로 떠났다. 가족이 흩어질 수 밖에 없었던 암울한 시절이었다. 떨어져 살아도 서로가 애타게 그리워하여 다시 극적으로 만나지만 길가 소나무 아래에서 부부가 어린애를 부둥켜 안은 채 강추위에 얼어 죽고 만다. 따스한 부모 품에서 간신히 살아난 아이가 나그네 손에 거두어지는 슬프고도 애잔한 가족이야기는 힘든 세상에도 가정의 소중함, 가족간의 끈끈한 사랑이 묻어나는 단편소설 ‘화수분’이다. 1925년 조선문단지에 발표된 소설가, 전영택 목사의 대표작품이다. 궁핍한 시대의 비극적 죽음을 따스한 온정의 시선으로 다루며 어려운 시절 가족 사랑의 가능성을 되찾게 하는 하나님의 사랑을 티 없이 자연스럽게 표현했다.

 평양에서 태어난 전영택 목사는 일본 아오야마가쿠인대학교에서 신학을 하고, 신학대 교수로 교회에서 목회활동도 했다. 김동인, 주요한과 함께 종합문예지 ‘창조’ 동인 소설가이자 목사로서 많은 단편소설과 찬송가를 지었다.

 즐거운 명절 한가위에 너도나도 부모님이 계시는 고향집으로 간다. 고향은 마음의 안식처이며, 가정의 모태이다. 우리 신앙인은 가정이 지상의 천국이다. 하나님 아버지를 모신 곳이요, 어버이를 중심으로 자녀들이 믿음과 사랑으로 하나 된 곳이 성도들의 가정이다. 임마누엘, 주님이 함께하시니 가정이 천국이다. 이 험난한 세상 속에서도 주님을 모시고 하루하루를 복되게 살아가니 얼마나 좋은가? “사철에 봄바람 불어 잇고”는 아주 소박한 성도들의 가정을 묘사한 찬송이다. 이 찬송시에서 중심되는 내용은 가정이 낙원이라는 것과 임마누엘이란 말이다. 하나님을 모신 믿음의 가정일 때, 부모와 자식 그리고 형제와 자매가 서로 사랑하며 서로 고통을 나누는 가정일 때, 온 식구가 제각기 수고하며 먹고 마시는 가정일 때 그 곳은 낙원과 같다고 노래하고 있다. 사실 가정은 천국의 또 다른 모형이다. 특히 믿음의 가정일 경우 그러하다. 그리고 임마누엘 즉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계시다고 하는 표현은 말할 것도 없이 그리스도안에서 가정을 이룰 때 요구되는 중요한 신앙적 자세다.